안녕, 나의 사랑하는 이들아... 길었다면 길었고 짧았다면 짧았던 내 인생이 어느덧 끝을 바라보고 있구나. 우선 내가 생을 마감하는 이 순간 많은 이들이 나를 사랑해준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후회되지 않을 삶을 산 것 같아 행복하구나. 사랑하는 내 여보... 평생 우리 가정을 위해 뒷바라지 하느라 정말 고생 많이 했어.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당신을 위한 삶을 살길 바랄게. 내 삶에 있어서 가장 잘한 일은 당신을 만난 일인 것 같아. 그동안 함께해줘서 너무 고맙고 생을 마감하는 이 순간 까지도 당신을 사랑해. 먼저 그곳에가 당신이 오길 기다리고 있을게. 천천히, 당신이 하고 싶은 것 다 해본 뒤 더 이상 삶에 미련이 없을 때 나를 찾아와 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내가 가장 아끼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아들, 딸아... 그 어린 개구쟁이들이 커서 어느덧 내게 손주를 안겨주던 그때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구나. 내 생에 가장 후회되는 일이라면 일에 치여 어린 시절 너희와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지 못한 것 이겠구나. 그래도 이렇게 훌륭하게 자라줘서 정말 고맙다. 아빠가 없더라도 잘 하리라 믿지만 너희 엄마 잘 부탁한다. 내 가족들에게 당부 하고 싶은 말은 내가 비록 이렇게 생을 마감하지만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더 좋은 곳으로 갔다고 생각해줘. 그래도 가는 길 쓸쓸하지 않게 장례식에 많은 이들이 와 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시신은 화장해 고향바다에 뿌려주면 좋겠구나. 얼마 안되는 내 재산은 반으로 나눠 반은 남은 생 외롭지 않게 당신이 쓰고, 반은 우리나라의 희망, 어린이들에게 써 줬으면 좋겠어. 내가 떠나는 이길 슬프지 않게 나를 사랑해주는 모든 이들에게 다시하번 고맙다는 말 하고싶어. 나는 이렇게 떠나지만 모두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 마지막으로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 한마디 올리겠습니다. 부모님을 그곳에 보낸지 많은 세월이 흘러 저도 부모님 곁으로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항상 하시던 말씀, 우리가 세상을 떠난다 해도 너무 슬퍼하지 말라던 말씀... 이제야 이해가 되네요. 그곳에 가서 살아 생전 못다한 효도 마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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