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경기의 전술을 분석하거나 슈팅 용어 등을 알기 쉽게 중계해주는 동영상 크리에이터도 많죠. ‘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보더라도 경기 중에 슈팅에 대한 용어를 몇 차례 듣게 되는데요, 축구공이 그려내는 갖가지 포물선에 호기심이 생깁니다. 발로 차는만큼 야구처럼 섬세한 기술이 적용되지 않을 것 같지만 축구 슈팅은 마치 야구 투수의 구질처럼 다양합니다. 그 안에는 거리와 방향에 따른 회전운동과 압력 등 물리의 법칙까지 적용되죠. 축구 슈팅에 적용되는 과학 원리를 알고 보면 더욱 즐겁지 않을까요?

감아차기, 공은 어떻게 휘어질까?

공이 똑바로 날아가지 않고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들어가는 슈팅은 강한 발목 힘을 바탕으로 공에 회전을 준 감아차기입니다. 골대 안쪽으로 적게는 0.5m, 많게는 1m까지 휘어져 들어간다고 하죠. 공이 이렇게 휘어지는 것은 공에 만들어진 회전과 공기의 상호작용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축구공이 시계방향으로 회전한다고 할 때 공기의 흐름과 같은 방향인 공의 오른쪽은 저항이 적어 공기의 흐름도 빠르며 압력도 낮습니다. 그러나 공기의 흐름과 반대로 회전하는 공의 왼쪽은 저항을 많이 받아 압력이 높습니다. 이때 공기의 밀도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힘이 만들어져 오른쪽으로 공이 휘게 됩니다.

무회전슛, 회전하지 않고 날아가게 하려면?

말 그대로 공이 회전하지 않고 날아가게 만드는 킥을 말합니다. 처음에는 공이 거의 일직선으로 날아가지만 정면으로 오는 기류가 공을 타고 넘어가면서 공 뒤쪽에서 작고 불규칙적인 소용돌이를 만듭니다. 이로 인해 공이 뚝 떨어지거나 흔들리는 등 마지막 공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게 되죠. 무회전킥은 공의 회전을 줄이기 위해 한가운데를 정확히 차는 게 핵심입니다. 몸과 공을 일직선상에 둔 후 디딤발을 최대한 공 가까이에 두고 발등의 중간 부분을 이용해 공을 찹니다.

로빙슛, 공을 찍어 올리듯이 차면?

골키퍼의 머리 위로 골을 띄워서 넣는 게 로빙(lobbing)슛입니다. 공의 아래를 순간적으로 끊어 차면 공은 빠르지 않지만 포물선을 그리며 상대방의 키를 넘고 뚝 떨어져서 골대로 들어가게 되죠. 로빙슛에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적용됩니다. 공을 차면 발을 떠난 공은 운동에너지를 갖게 되며 점점 높이 위로 올라갑니다. 골키퍼의 키 이상으로 날아가는 지점에서는 그 높이에 해당하는 위치에너지로 바뀌고, 이 위치에너지는 중력에 의해 다시 운동에너지로 변해서 빠른 속력으로 골대를 항하게 됩니다. 중요한 요령은 볼의 밑 부분에 깊숙이 발을 집어넣어서 순간적으로 볼을 띄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축구 경기 중 보게 되는 공의 궤적은 물리적 힘으로 운동량의 변화를 겪게 되는 공이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슈팅만이 아니라 공과의 접촉이 중요한 축구의 모든 움직임에서 힘, 방향, 압력 등 모든 과학 원리를 대입해볼 수 있죠. 킥의 속도를 조절하려면 가해지는 힘에 비례해 속도가 빨라지는 ‘가속도의 법칙’을 알아야 합니다. 또 공격수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척 페인트 동작을 취하다 재빨리 왼쪽으로 움직일 때 수비수의 균형이 깨지는 것은 원래 상태를 유지하려는 ‘관성’을 이용한 것이죠. 수비수와 공격수가 몸싸움을 벌이며 공을 선점하는 과정에서는 ‘작용과 반작용’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이렇게 눈에 보이진 않지만 수많은 물리적 힘을 전달하고, 운동량의 변화를 겪는 공을 눈여겨보며 축구 관람의 즐거움을 더해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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