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를 자르지 않고도 원하는 유전자를 삽입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가위 기술이 나왔다. '인테그레이트'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기술은 샘 스탠버그 미국 컬럼비아대 생화학및분자생물물리학과 교수팀이 콜레라균이 숙주의 DNA에 유전자를 넣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12일자(현지시간)에 발표됐다. 

DNA에서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없애거나, 원하는 유전자를 넣기 위해 현재 과학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구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DNA에서 유전자를 편집할 부분을 찾는 '가이드RNA'와 이 DNA를 잘라내는 '절단효소'로 이뤄져 있다. 

유전자가위 기술 중 가장 최신인 3세대 유전자가위 '크리스퍼' 기술은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해 혁신적인 생명공학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DNA 손상 부위를 교정하는 과정에서 삽입한 유전자나 그 주변의 염기서열에 돌연변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연구팀은 콜레라를 일으키는 균인 비브리오 콜레라(Vibrio cholerae)가 숙주의 DNA에 자기 유전자를 삽입하는 과정(트랜스포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가이드RNA에 절단효소 대신 '유전자삽입효소(인테그레이즈)'를 붙이는 것이다. DNA에서 유전자를 삽입할 부분을 가이드RNA로 찾은 다음, DNA를 자르는 대신 효소를 이용해 원하는 유전자를 삽입하는 원리다. 

연구팀은 대장균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실제로 DNA를 자르지 않고도 원하는 부위에 염기 1만개 짜리 크기의 유전자를 넣는 데 성공했다. 

연구를 이끈 스탠버그 교수는 "유전자 연구 실험이나 농작물에 원하는 유전자를 넣는 생명공학에서 활용 가능하다"며 "부작용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로 개발된 기술인만큼 기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안전한지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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