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이나 슬픔 같은 정서적 느낌이나 외부 자극이 없는데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흘러나와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눈물 흘림증’을 겪고 있는 이들이다.

눈물샘에서 분비된 눈물은 눈물점, 눈물소관, 눈물주머니를 거쳐 코눈물관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이 눈물길이 막히면 평소보다 눈곱이 자주 끼고 눈 표면에 눈물이 자주 고이고 과도하게 눈물이 흐르는 증상이 생긴다. 심하면 눈물이 너무 자주 고여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기도 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물이 뺨으로 흘러 일상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성인의 눈물 흘림증은 후천적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노화나 염증, 부종 등으로 인해 코눈물관이 점차 좁아지는 것이다.

문제는 눈물길 폐쇄로 인한 눈물흘림 증상이 흔한 안구건조증과 비슷해 헷갈릴 수 있다는 점이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안과 한지상 교수는 5일 “눈물길 폐쇄와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흐르는 원인이 다르다. 안구건조증은 눈이 시리고 따가운 증상과 함께 자극에 의한 반사성 눈물의 양이 증가하는 반면 눈물길 질환은 눈물 배출로가 막혀서 눈물이 흐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구건조증에 의한 눈물흘림은 주로 외출 시, 바람이 많이 불 때, 겨울 철 안구 자극이 심할 때만 눈물이 흐르는 경향이 있다. 반면 눈물길 질환은 하수도가 막힌 상태기 때문에 주변 환경과 상관없이 항상 눈물이 많이 흐르는 점이 다르다.

눈물길에 문제가 생기면 눈물이 코로 내려가지 못하고 눈에 고이거나 눈 밖으로 흐른다. 눈물이 정체돼 있으면 세균이 번식하고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한 교수는 “지속적으로 눈물이 눈 밖으로 흐르면 피부 진무름, 피부염, 결막염, 눈물주머니염 등 각종 염증이 생길 수 있다”면서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하고 치료도 어려워지는 만큼 원인을 찾고 서둘러 치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부 의료기관에 눈물길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누도미세내시경’이 도입돼 치료가 훨씬 수월해졌다. 직경 0.9㎜의 초소형 내시경을 코눈물관에 넣어 병변의 위치와 원인, 폐쇄 정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복지TV부울경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