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풍력발전 시스템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이광세 박사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시험 기술을 활용해 5.5㎿(메가와트)급 풍력터빈을 대상으로 출력 성능·기계 하중 형식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풍력발전기에 대한 인증 시험은 크게 형식 인증, 부분품 인증, 프로젝트 인증 시험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형식시험은 풍력발전기 형식이 국제적으로 요구되는 기술 수준에 맞춰 적합하게 설계됐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풍력발전기 제작사가 KS 인증을 받으려면 설계평가·형식시험·제조평가·최종평가를 거쳐야 하는데, 실제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시험하는 출력 성능·기계 하중 형식시험은 해외 기술에 의존해야만 했다. 해외 검사기관은 성능시험 전체 과정을 자체 개발 프로그램을 사용해 진행하는데, 소프트웨어 유출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접근이 어려웠다. 국내 대형 풍력발전기 형식시험도 미국 일리노이의 안전규격 인증회사인 ‘UL’을 통해 이뤄져 왔다. 이 박사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시험분석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국내 최대 용량인 5.5㎿ 풍력발전기 형식시험 보고서를 작성, 형식시험 적합 확인서를 발급받는 데 성공했다. 풍력터빈의 블레이드 무게와 운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중을 교정 수행하는 기술과 절차를 실증했다. 이번에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진행한 형식시험 비용은 해외 기관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며, 검사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광세 박사는 “그린뉴딜 정책에 따라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의 3분의 1을 풍력에너지 발전으로 채우게 될 것”이라며 “형식시험 기술을 점진적으로 고도화해 정책 목표 달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