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4월 5일자에 게재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동석 박사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김진영 교수는 스위스 로잔공대) 연구진과 함께 태양광을 전기로 바꾸는 광전변환효율이 25.6%에 이르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광전변환효율은 태양전지가 빛을 흡수해 전기로 바꾸는 비율로 태양전지의 성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다. 이는 지난달 한국화학연구원 서장원 박사팀이 25.2%의 효율을 구현한 이래 논문으로 정식 보고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 중 최고다. 연구진은 전지 핵심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의 구성 원소 조합을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바꿔 효율을 끌어올렸다. 이번 연구결과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기반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같은 광전소자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하나의 음이온과 두 개의 양이온이 결합해 규칙적인 입체구조(결정)를 갖는 물질이다. 합성이 쉽고 저렴하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태양광 발전 원가를 낮출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물질을 쓴 태양전지 효율은 상용(실리콘) 태양전지에 못 미치고 내구성도 떨어진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양이온의 조합 등을 바꿔 효율과 물질의 안정성을 개선하려는 연구가 활발했다.
연구진은 페로브스카이트를 이루는 음이온 일부(용액함량 2%)를 포메이트(HCOO-)란 물질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전지 효율과 내구성을 향상시켰다. 포메이트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내부의 규칙적인 입체구조가 단단히 성장하는 것을 돕는다. 포메이트가 금속 양이온과 상호작용해 결합력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입체구조가 규칙적으로 잘 자란 소재(결정성이 우수한 소재)를 쓰면 전지 효율이 높다. 실제로 포메이트를 첨가하지 않은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대비 효율이 10% 이상 향상됐다.“개발된 물질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의 태양전지 셀(cell)을 설계하고 제작해 25.2%의 높은 공인 기록도 확보했다”며 “동일한 품질의 전지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 상용화에 유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제1저자인 정재기 UNIST 박사(現 로잔공대)는 “포메이트가 페로브스카이트 결정 내 음이온 자리에서 주위 원소들과 상호작용 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미도 크다”며 “이번 연구로 페로브스카이트 물질 연구의 방향성을 새롭게 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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