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편지

 
 
이 글이 내가 쓰는 마지막 편지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참.. 아프다. 내 삶은 정말 아름다웠지... 내 부모님 속 썩이고 공부도 열심히 안하여 후회하지만 정말 성실했고, 책임감이 있었던 나의 모습을 생각하면 멋진 인생을 살았다.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것들을 보고, 좋은 경험들을 많이 했기에 크게 후회하진 않는다. 다만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굳이 변명하자면, 책임감이 강하단 핑계로 만나자고 연락 온 친구들을 만나지 않았다는 것, 집에 자주 내려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글을 보는 너희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너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그거 기억나니? 엄마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다고 한 말. 마지막으로도 친구처럼 느낄 수 있게 말 편하게 해도 괜찮지? 우선 엄마는 너희가 자랑스러웠고 우리 예쁜 아들, 딸의 엄마여서 정말 좋았어. 단 한 번도 아프지 않고 말썽피운 적이 없는 너희가 얼마나 좋았는지, 엄마는 공부보단 사람 인성, 성실성, 책임감 등 사람의 내면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너희는 내면도 아름답고 공부 또한 우수하게 해주어서 고마워. 그런 너희들에게 더 좋은 것, 예쁜 것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너무 크지만 그래도 불만 없이 자라주어서 고마웠어.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소중한 것 들을 모아놓은 상자가 어디 있는지 알지? 거기에 엄마의 마지막 선물이 있어, 뜻 깊은 선물이지 못해 미안하지만 이 엄마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 엄마가 살아오면서 꼬박꼬박 모아온 돈인데 너희는 어렸을 때부터 싸운 적이 없으니 걱정은 안되지만 그래도 엄마 앞에서만 사이좋게 지내는 척 했을지도 모르잖아? 아니겠지만, 엄마는 둘을 똑같이 사랑했어, 첫째 누구누구는 동생이 태어난 뒤로 엄마가 잘 못 챙겨 주었다고 서운해 했겠지만 아니야, 엄마는 많이 사랑했어. 그러니 이 엄마가 주는 마지막 돈은 똑같이 나누어 가지도록! 엄마가 너희에게 바라는 건 많이 없어. 굳이 말하자면 엄마가 매번 말했던 인성! 그리고 아프지 말고 건강하기, 행복하기. 이 세 가지면 엄마는 더 이상 바랄게 없어. 엄마 살아있을 때처럼 그렇게만 살아주길 바라. 내 육신은 너희 아빠 옆에 묻어주렴 엄마가 아빠 돌아가셨을 때 아빠 땅에서도 좋은 것들 많이 보라고 꽃, 나무 가꾸고 있던 거 알지? 엄마도 예쁜 거 볼 수 있게 엄마 죽어서도 꽃 많이 심어줘.  마지막으로 다음 생에도 엄마의 아들, 딸로 태어나줘. 그때도 우리가족 항상 행복하자, 사랑해


하늘나라에 있는 내 남편에게, 당신은 먼저 내 곁을 떠나 이 글을 보지 못하겠지만 못한 말들이 많아 한 글자, 한 글자, 적어봅니다. 당신 살아있을 때 더 사랑한다 말해줄걸 하고 항상 후회를 해요. 당신은 내 영원한 친구이기 때문에 나에 관한 모든 것들을 알고 있었잖아요. 연애를 할 때 마다 힘들어 했던 나를.. 상처 많은 나를 위해 사소한 것 까지 신경써주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그 모습에 당신에게 반해 제가 결혼하자고 노래 부르고 다녔나 봐요. 그 때 생각하면 아직도 부끄럽네, 맛있는 밥을 해주고 싶었지만 요리 실력이 부족하여 2% 부족한 밥상 차리고, 그렇지만 내가 속상할거 알기에 뭐든 맛있다고 잘 먹어준 당신. 아플 때 마다 내 옆자리를 떠나지 않고 간호해주던 당신. 당신에게 받은 이 사랑을 다 보답해드리지 못해 후회하고 또 후회해요. 곧 당신 옆에 가니까 나 맞이할 준비하고 있으세요, 다음 생에는 우리 더 일찍 만나요. 그 때는 제가 더 많이 사랑해줄게요. 고마웠어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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