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읽고

▲ 우리에게 가장 친근하고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미생물인 효모의 모습이다.
▲ 우리에게 가장 친근하고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미생물인 효모의 모습이다.

우리는 세상의 많은 부분에 대해 궁금함을 느낀다. 어떤 생선에서는 나고, 또 어떤 생선에서는 나지 않는 비린내, 특정 치즈에서 발견되는 내부의 동그란 구멍이나 푸른 부위, 같은 음식을 먹어도 몸무게를 유지하는 사람과 살이 찌는 사람이 있다는 것 등을 인지할 때면 우리는 “왜?”라고 질문하게 된다. 나는 “미생물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읽었고, 내가 평소 느끼던 궁금증들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먼저 앞선 질문들에 대해 답을 하기 위해서는 “미생물”에 대해 근본적으로 알 필요가 있다. 바이러스를 제외한 다른 미생물들의 주요 활동은 더 많은 세포를 만들기 위해 화학합성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크 모노의 “우연과 필연”에서 나왔던 모든 생명체의 행위는 번식과 복제를 목적으로 한다는 “합목적성”으로도 이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겉으로만 보면 우리는 미생물이 어떤 상태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미생물은 증식하는 동안 영양분을 사용하고, 대사과정에서 발생한 노폐물을 쏟아내기도 하는데, 이런 주변의 물질 변화를 보고 우리는 미생물의 활동을 알 수 있다. 세포 수를 늘이기 위한 미생물의 영양 획득 방식으로는 주로 산소를 최종전자수용체로 사용하는 세포호흡과 발효가 있다.

나는 내가 옛날부터 궁금함을 가져왔었던 생선비린내의 원인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바다 생선에게서만 나는 그 비릿한 악취는 생선표면에서의 산소를 뺏어 진행되는 산소호흡이 끝나면 시작되는, 박테리아의 무기호흡 산물 때문이었다. 생선의 박테리아들은 TMAO(트리메틸아민옥사이드)를 환원시켜 구리구리한 냄새가 나는 트리메틸아민을 만든다. 그래서 비린내는 여러 어머니들에게 생선의 싱싱한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TMAO는 생선이 사는 고농도의 소금물에서 삼투현상을 막아 체내 균형을 잡는 것을 도와주므로 바다생선들은 TMAO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민물고기에는 TMAO가 존재하지 않아서 민물고기는 아무리 부패되어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앞서 말했던 대로, 생선비린내의 원인은 바로 미생물의 TMAO를 이용한 무기호흡 때문이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한 가지, 축하 행사의 음료로 사랑받고 있는 샴페인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소개하고자 한다. 축하 행사에서 샴페인의 코르크를 열면 빵 소리와 함께 달달한 액체가 뿜어져 나온다. 그런데 자세히 관찰하면 샴페인 뚜껑은 다른 와인의 뚜껑보다 몇 배로 두꺼운 것을 볼 수 있다. 샴페인을 담을 때 왜 그렇게 두툼한 코르크를 사용해야 했을까? 그 이유는 바로 내부의 높은 기압 때문이었다. 효모가 알코올발효를 진행하며 이산화탄소와 알코올을 생산하는데, 효모는 8기압 정도가 되어야 발효를 멈춘다고 한다. 와인 제조자들은 적정 압력을 유지해서 효모의 증식을 제한했고, 내부로부터 너무 많은 힘을 받지 않게 설계된 병과 철사를 박은 두툼한 코르크가 적정 압력 유지를 위한 해결책이 되었던 것이다. 아마 와인 제조자들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수많은 병들을 깨뜨려 가며 지금의 가장 안정적인 와인병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더 나은 와인을 위해 많은 시도를 거듭했을 와인 제조자들도 일종의 과학자인 것 같다. 그리고 샴페인 속에서 몇몇 효소는 자기 효소로 자가분해 되어 효소의 내용물을 와인에 노출시키는데, 그 내용물이 와인의 풍미를 높인다고 한다. 맛있는 와인에 세포의 내용물들이 둥둥 떠있는 것을 상상하니 기분이 이상했지만 너무 신기했다.

미생물은 일상생활에서든, 우리의 몸 속에서든, 우리가 갈 수 없는 심해나 고열의 온천에서든 존재해 그들의 세포수를 꾸준히 늘리고 늘리며 살아가고 있다. 미생물에 대한 연구는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으며, 인간의 삶,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인간과 공생하는 미생물 집단인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 분야도 빠르게 확장되어 나가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아 멀게 느껴졌지만, 언제나 그 누구보다도 우리와 가까이 있는 미생물에 대해, 그리고 미래사회에 우리가 붙잡고 가야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미생물에 대해 우리 모두가 조금 더 친근감을 가지고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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