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현상'에 대한 심층분석

 
 

 '언더독 현상'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이 말은 투견장(鬪犬場)에서 유래되었는데, 아래에 깔려 있는 개가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말이다. 실제로 이 표현은 미국 33대 대통령 대선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여론조사에서 토머스 듀이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자, 사람들은 다른 후보였던 트루먼에게 동정표를 던지기 시작하고, 결국 미국의 33대 대통령은 트루먼이 된다.

 이런 우스꽝스러운 현상을 정신의학에서는 '언더독 현상'이라고 말한다. 특히나 스포츠에서, 군중들이 약팀을 응원하는 현상은 모두 이 현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는 왜 질 것이 뻔한 팀을 응원할까? 또, 이러한 변수가 일어났을때 팬이든 팬이 아니든 모두가 열광하는 이유는 무었일까?

 첫 번째 이유는, 우리의 편도체와 해마, 변연계에서는 예상치 못한 사건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우리 뇌는 의외에 변수에 주의력과 집중력을 기울이고, 기억할 내용들의 우선순위에 올리게 된다. 놀라움은 우리가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도파민을 분출하게 되고, 우리는 이 감정을 기억해 뒀다가 재경험하길 원한다. 따라서 우리는 최고의 변수인 스포츠에서 약팀을 응원하게 된다.

 두 번째는, 군중심리의 역반응이다. 군중심리란 다수의 사람들이 하나의 의견을 주장할 때, 자신도 그 주장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이의 역반응이라 함은 모두가 A라는 팀을 응원할 때, 자신은 이길 확률의 희박한 B팀을 응원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이다. 이 때 B팀에 대한 기댓값은 낮기 때문에 졌을 때의 실망감은 그리 크지 않겠지만, 이겼을 경우 B팀을 응원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재미있는 반응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약한 팀과 자신의 모습을 동일시하여 약팀에서부터 동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성공보다는 실패에 익숙하고, 1등 팀보다는 꼴지 팀에 더 정이 가기 마련이다. 어린아이를 거쳐서 어른이 되듯, 약팀이 성장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이와 같은 이유들로 사람들이 스포츠를 비롯한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이길 확률이 높은 집단(혹은 개인)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더 동정심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승리의 영광은 짧고 패배의 참혹함은 오래 남는다. 매일 지는 팀에 승리를 기대한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혹은 자신에게 보내는 하나의 작은 응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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