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의령 의병박물관에 들어서자 마법 같은 평온함이 밀려옵니다. 뜨락에 무심한 듯 펼쳐진 돌들이 먼저 걸음을 이끕니다. 청동기 시대의 무덤이었던 고인돌입니다. 잠시 눈을 감자 고인돌을 만들었던 당시 사람들의 함성이 들리는 듯합니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자 백마 위에 붉은 옷을 입은 홍의장군 곽재우가 적진을 향해 내달릴 듯 힘찬 기상으로 반깁니다. 조형물 뒤편으로 뜻을 모아 의병을 일으킬 당시를 묘사한 ‘창의도(倡義圖)’가 병풍처럼 그려져 있습니다. 의령지역에서 출토된 국보와 보물이 한곳에 모여 있습니다. 수레바퀴모양 토기와 연가 칠년이 새겨진 부처, 보리사지 금동여래 입상이 나란히 함께합니다. 비록 복제품이지만 우리나라의 국보와 보물을 찬찬히 보는 즐거움이 색다릅니다. 박물관을 나오자 다시금 아늑한 풍경이 새소리와 함께 평화롭게 밀려옵니다. 시간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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