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인도양, 태평양에 서식하는 청자고둥은 먹이를 잡기 위해, 입 밖으로 튀어나온 이빨을 통해 독소를 쏜다. 여기에서 추출, 변형한 '지코노타이드' 성분은 모르핀과 같이 척추에 바로 주입하는 강력 진통제로 이미 사용되고 있다. 또한, 청자고둥은 그 종마다 독소의 성분이 조금씩 달라 앞으로 약물 연구에 활발히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조현병, 폐암 등의 치료재로 기대되고 있는 중이다.

이 독소 중 하나가 청자고둥의 인슐린인데, 인간의 것보다 혈당을 빨리 떨어뜨리는 것으로(그래서 아가미로 호흡하는 상대물고기(먹이)를 마비시키는) 알려졌다.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으로, 음식 섭취후 올라간 혈당을 낮춰서 정상적으로 유지한다.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분비가 적거나 적절한 때 진행되지 않아 고혈당이 될 수 있는 것이 문제이다.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이 급격히 올랐을 때 인슐린 주사를 통해 인위적으로 낮추는데, 인슐린이 체내에서 퍼지는 속도가 느리게 작용해 주사를 맞아도 쇼크가 오는 환자가 종종있다. 인슐린 호르몬은 분자 6개의 복합체로 이루어져 분비되는데, 혈당을 낮추는 기능을 하기 위해선 각각의 분자로 분리되어야 한다. 인슐린 분자가 합치고 분리되는 과정은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결합이 어떻게 되어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21개의 아미노산과 펩타이드가 결합한 형태를 A사슬, 30개의 아미노산과 펩타이드가 결합한 형태를 B사슬이라고 하는데 이 B사슬이 인슐린을 서로 뭉치게 한다. 미국 유타대 연구진들은 사람의 인슐린이 51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반면 청자고둥의 인슐린은 43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밝혔다. 또한 청자고둥의 인슐린이 B사슬이 약해서 인슐린 분자들이 쉽게 분리될 수 있다고 한다. 유타대 헬레나 사파비 헤마미 교수는 '청자고둥의 인슐린이 상용화 된다면 단 5분안에 혈당 강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청자고둥 인슐린을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안전성과 기술력을 확보하진 못했으나, 그 가능성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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