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은 운, 타이밍, 행운의 여신이나 운명의 장난이라 불리는 화자의 입장에서 네 명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화자는 오랫동안 우영과 형수 두 아이들의 곁에 머물러왔다. 그 이유는 두 아이들이 ‘인생이 별 볼일 없다는 것을 벌써 알아차린 기가 막힌 녀석들’이기 때문이었다. 또 화자는 한 아이의 곁을 지킨다. 아이의 이름은 은재이고 학교에서는 ‘재수없는 다크나이트‘ 라고 불리는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퉁명스럽게 대해 붙은 별명이다. 그런 은재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속사정이 있다. 바로 폭력적인 아빠와 함께 살며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은재는 자신의 사정을 들키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한다. 그런데 어느날 우영과 형수는 은재가 아빠에게 폭력을 당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두 아이들은 은재를 돕기 위한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나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은 은재가 자신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들을 위해 용기를 내는 장면이었다. ‘은재의 눈에 자신의 뒤를 따라온 아이들의 얼굴이 비친다. 아이들은 걱정 가득한 눈으로 은재만을 바라보고 있다. 은재의 작은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그 순간 나는 놀라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은재는 밖으로 걸어 나가는 대신 아무 말 없이 언제나 몸을 가리고 있던 검은 카디건을 벗는다. (중략) 은재는 용기가 나서가 아니라, 자신을 지켜 주려 지옥 구덩이 속에 손을 내밀던 친구들을 위해서, 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더는 지옥 절벽에 매달려 있지 않을 작정이다.’ 친구가 생기기 전의 은재는 오랜 억압과 폭력으로 무기력해져 자신의 삶을 붙잡고 계속 살아갈 의미를 찾지 못했다. 그저 하루하루 아빠의 극악무도한 폭력을 묵묵히 견뎌내며 살 뿐이었다. 하지만 친구들이 자신을 위해 자신의 아버지와 맞서는 것을 보면서, 은재는 삶의 희망을 놓지 않기로 결심한다. 은재를 위해 폭력을 휘두르는 은재 아버지와 맞서며 은재를 지켜낸 아이들이 대단하고 멋져보였고 반대로 친구들이 자신을 지켜주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낸 은재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책 속 각각의 인물들에게 모두 공감할 수 있었고, 한 사람의 인생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 개선되고 나아지는 것을 보며 치유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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