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산 문학관 탐방
전통적이고 토속적인 것을 좋아했던 김정한은 낙동강 주변의 가난한 농민들을 통해 민족적 현실의 문제를 신랄하게 파헤치려고 노력했다. 그의 대표 작품인 소설 <사하촌>은 가뭄에 시달리던 소작 농민들이 소작료를 낮추기 위해 자연 발생적으로 쟁의에 나서는 긴박한 과정이 너무 충실하게 묘사되어 있다. 뿐 만 아니라 <인간단지> 에서는 사회 사업이라는 미명 아래 전개되는 부조리와 부정을 고발하면서 절망을 이겨내는 소수자들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요산 김정한' 하면 그의 대표작 '모래톱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 때마다 개발의 현장에 밀려 모래톱 본연의 모습을 잃고 말았던 이야기 속 배경과 예전에 비해 너무 변질된 낙동강물의 오염 현상이 오버랩 되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 을숙도' 라는 수식어가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사라져가는 동안 우리가 취했던 행동을 반성할 수 있었고, 낙동강을 가장 중요한 문학 공간으로 삼았던 김정한 작가처럼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사실주의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조혜령 청소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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