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산 문학관 탐방

 
 
  1936년 단편소설 <사하촌>으로 등단한 뒤 소외되고 억압받는 주변부 인간의 현실을 양심적으로 고발했던 요산 김정한 선생은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 작가이다. 선생은 일제의 수탈 속에서도 꿋꿋하게 항일 정신을 보여줬던 우리 민중의 모습을 낙동강 인근을 배경으로 하여 자주 그려내었다. 이는 농민들의 건강한 삶과 근대사의 부조리를 현실적으로 묘사해내어 주었고 '요산'에 맞는 그의 문학 정신을 엿볼 수 있도록 하였다.

  전통적이고 토속적인 것을 좋아했던 김정한은 낙동강 주변의 가난한 농민들을 통해 민족적 현실의 문제를 신랄하게 파헤치려고 노력했다. 그의 대표 작품인 소설 <사하촌>은 가뭄에 시달리던 소작 농민들이 소작료를 낮추기 위해 자연 발생적으로 쟁의에 나서는 긴박한 과정이 너무 충실하게 묘사되어 있다. 뿐 만 아니라 <인간단지> 에서는 사회 사업이라는 미명 아래 전개되는 부조리와 부정을 고발하면서 절망을 이겨내는 소수자들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요산 김정한' 하면 그의 대표작 '모래톱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 때마다 개발의 현장에 밀려 모래톱 본연의 모습을 잃고 말았던 이야기 속 배경과 예전에 비해 너무 변질된 낙동강물의 오염 현상이 오버랩 되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 을숙도' 라는 수식어가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사라져가는 동안 우리가 취했던 행동을 반성할 수 있었고, 낙동강을 가장 중요한 문학 공간으로 삼았던 김정한 작가처럼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사실주의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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