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의학 연구를 위해서 만주를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한국 사람만이 모여 살면서 소작으로 생계를 이어 가는 한 마을에 이른다. 그 마을에는 어디에서 흘러 들어왔는지 모르는, ‘삵’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교포 청년 ‘정익호’가 있다. 그는 아주 괴팍하고 간교하게 생겼다. 뿐만 아니라 얼굴 생김이나 행동거지가 사람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또한 그가 하
문학사인 김만필은 동경 제국 대학 독문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H 과장의 소개로 S 전문 학교의 독일어 시간 강사로 취직한다. 취직한 다음날, 선임자인 T 교수는 스스끼라는 학생을 조심하라고 친절하게 조언을 해 준다. 김 강사는 내심 고맙게 여기면서 긴장된 상태에서 첫 시간의 강의를 별탈없이 마친다. 며칠 후에 김 강사는 H 과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우리집에 있는 무녀도의 내력은 다음과 같다. 경주읍에서 십여 리 떨어진 집성촌 마을의 퇴락한 집에 사는 모화는 무녀였다. 그녀는 세상 만물에 귀신이 들어앉아 있다고 믿었으며, 그녀의 생활은 굿이 그 전부였다. 그녀의 식구는 넷이었는데, 남편은 거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인 해변가로 나가 혼자 해물 장수를 하고 있었고, 아들 욱이는 무당의 사생아로서 동네에
수복 전 부산 W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민우는 천막 교사로 구두를 닦으러 온 이구칠이라는 소년을 만나게 된다. 구두 칠을 한다고 ‘구칠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에게 학교 내에서 구두를 닦게 배려해 준다. 교장이 바뀌자 민우도 학교를 그만두고 환도를 한다. 그와 함께 구칠이에 대해서도 까맣게 잊어 버린다.
고등 교육을 받고도 마땅한 일자리를 얻지 못한 채 살아가던 주인공 P는 이력서를 들고 모 신문사 K사장을 찾아간다. 그러나 일자리를 거절당하고 오히려 농촌 운동이나 하라는 충고를 듣는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 형편에 농촌 운동과 문맹 퇴치란 허구에 불과하다고 반발하면서 밖으로 나온다. 광화문 거리를 걸으면서 그는 차라리 무식했다면 농민이나 노동자라도 되어
이렇게 비내리는 날이면 원구의 마음은 감당할 수 없도록 무거워지는 것이었다. 그것은 동욱 남매의 음산한 생활 풍경이 그의 뇌리를 영사막처럼 흘러가기 때문이었다. 빗소리를 들을 때마다 원구는 으레 동욱과 그의 여동생 동옥이 생각나는 것이었다. 그들의 어두운 방에 쓰러져 가는 목조 건물이 비의 장막 저편에 우울하게 떠오르는 것이었다. 비록 맑은 날일지라도 동욱
소설가 구보는 장가를 들지 않은 26세의 룸펜 인텔리로 자신의 집 다옥정을 출발하여 거리로 나선다. 이 시간 동안 구보는 대학 노트를 들고 경성 중심가를 배회하는데, 그가 들르는 곳은 다방, 카페, 식당, 경성역 등이다. 그는 정처없이 경성 거리를 배회하면서 여러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또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게 된다. 그가 관찰한 것은 근대 문명의 풍
지식 청년인 ‘나’는 놀거나 밤낮없이 잠을 자면서 아내에게 사육된다. ‘나’는 몸이 건강하지 못하고 자의식이 강하며 현실 감각이 없다. 오직 한 번 아내를 차지해 본 이외에는 단 한 번도 남편이었던 적이 없다. 아내가 외출하고 난 뒤에 아내의 방에 가서 화장품 냄새를 맡거나 돋보기로 화장지를 태우면서 아내에 대한 욕구를 대신한다. 아내는 자신의 매음 행위에
세 노인이 복덕방에서 무료하게 소일한다. 안 초시는 수차에 걸친 사업 실패로 몰락하여 지금은 서 참의의 복덕방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 무용가로 유명한 딸 경화가 있으나, 그는 늘 그녀의 짐일 뿐이다. 그러나 재기하려는 꿈을 안고 살아간다.서 참의는 한말에 훈련원의 참의로 봉직했던 무관이었으나 일제 강점 후 별 수 없을 것 같아 복덕방을 차렸다. 안 초시와
‘나’는 아버지의 좌천으로 서울의 명문 초등 학교에서 Y 읍의 초라한 곳으로 전학하게 된다.그곳에서, 학급 반장 엄석대가 담임 선생의 두터운 신임과 아이들의 절대적 복종을 받으며 군 림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저항해 보지만, ‘엄석대’는 ‘나’보다 월등한 학업 성적과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지니고 있는 터라서 달리 대항해 볼 방도를 찾지 못한다.‘나’는
괴팍한 문체로 독자에게 별 인기를 못 얻고 있는 작가인 ‘그’는 생활의 여유가 없다. 그는 궁여지책으로 한적한 시골에 있는 친구의 별장을 빌려 겨울을 지내기로 한다. 그 별장 주위의 나무에는 많은 까마귀가 날아와 둥지를 틀고 있다.어느 날, 별장 정원을 산책하던 중 폐병 요양차 이곳에 온 한 여인과 만난다. 몇 번의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그는 이 여인에게 호
이야기의 서두는 경성 영어 학교 교사 이형식이 장안의 부호 김장로의 고명딸인 선형의 영어 개인 지도를 부탁 받고 첫번 방문하는데서부터 시작된다. 본래 형식은 동경 유학을 마친 당대 일류 지식인이나 일찍이 고아가 되어 역경을 겪은 데다 내성적 성격이라 여성 교제가 거의 없었다. 그러던 중 개인 지도를 하면서 선형에게 연정을 품게 된다.
담징은 북쪽 오랑캐의 끊임없는 침범으로 시달림을 받는 조국 고구려 땅에서는 자신의 예술적 포부를 실현할 수 없어 나라를 떠났다. 그는 종교적 보시라는 명목으로 백제와 신라를 거쳐 일본으로 왔지만, 위기에 처한 조국을 버리고 떠나온 것에 대한 자책감에 시달린다. 호류사에 기거하며 주지 스님에게 벽화를 그리기로 약속한 지도 7,8개월이 지났지만 화필을 잡을 수
이 작품은 김유정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강원도 산골이라는 향토적인 배경에서 일어나는 해학적인 사건을 그리고 있다. 데릴사위라는 봉건 사회적인 모순된 제도를 상황으로 한 희극적 주인공 ’나‘가 자기 나름대로 세상을 믿고 충실해 보지만 결과는 착각과 희극적인 장면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의뭉스런 주인과 그 주인이 사위삼겠다고 약속한 우직한 머슴 사이의 갈등이
주인공 수택이 가족과 함께 소달구지에 이삿짐을 싣고 시골 신작로를 덜크럭거리면서 지나간다. 일찍이 수택은 열두 살에 고향은 떠나 타지에서 중학교에 다녔다. 그 후 열일곱 살에 동경으로 유학을 갔으며 귀국 후에는 서울 모 신문사 사회부 기자로 취직하여 잘 지내 왔다.수택은 흙투성이가 되어 사는 아버지를 경멸하여 자신의 결혼식에도 청하지 않았다. 수택은 일금
주인공 길서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보통 학교를 졸업한 젊은이로, 성두의 여동생인 의숙과 사귀고 있다. 그는 군의 농사 강습회 요원으로 선발되어 서울로 떠났고, 마을 사람들은 이러한 길서를 부러워한다. 김매러 갔다 돌아오는 길에 의숙은 얌전이에게 길서와의 관계를 놀림 받고 얼굴이 붉어진다.길서가 돌아온다. 그날 밤 길서는 마을 사람들에게 호경기가 곧 다가온다니
수복 전 부산 W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민우는 천막 교사로 구두를 닦으러 온 이구칠이라는 소년을 만나게 된다. 구두 칠을 한다고 ‘구칠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에게 학교 내에서 구두를 닦게 배려해 준다. 교장이 바뀌자 민우도 학교를 그만두고 환도를 한다. 그와 함께 구칠이에 대해서도 까맣게 잊어 버린다.그러던 중 시월 중순경 서울로 온 구칠이를 동대문
수, 영호, 영희는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도시의 소외 계층이다. 실낱 같은 기대감 속에서 천국을 꿈꾸지만 통장으로부터 재개발 사업으로 인한 철거 계고장을 받는 순간 비극이 시작된다.영수네 동네인 낙원구 행복동 주민들 역시 야단법석이다. 어느 날 철거는 간단히 끝나고 그들의 손에 아파트 딱지만 주어진다. 입주권이 있어도 입주비가
월강이 금지되어 있는 두만강 건너편 비옥한 토지를 개간하여 이한복은 죽음을 무릅쓰고 북간도에서 농사를 짓는다. 어느 날 밤, 몰래 감자를 가져온 그의 아들 장손(2대) 때문에 관가에 잡혀 가서 신관 사또에게 당당히 북간도의 현실을 말하고 곤장 10대를 맞고 풀려난다.한편, 사또는 이한복을 다시 불러 함께 백두산 정계비를 확인하기에 이르고 이후로 정부의 협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