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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음악따라 영화보기3- 오징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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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0.29  10:5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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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교식 숭실대학교 안전보건융합공학과 교수

올해 10월은 1, 2주말이 연휴여서 그 중 하루를 잡아서 많은 이들이 얘기하던 ‘오징어 게임’을 몰아서 보았습니다.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영화를 평가절하할 생각은 아니지만, 대사나 장면을 음미할 정도는 아니어서 1.5배속으로 보니 한나절이면 충분히 소화할 내용이었습니다. 영화는 제가 보았던 많은 다른 영화와 곳곳에서 이른바 ‘데자뷰’가 있었습니다. 전체 흐름은 ‘헝거 게임’의 서바이벌 게임 형식을 많이 닮았으나 여기에 우리나라의 전통놀이를 매개체로 한 점이 신선했습니다. 또한 마지막 게임이자 제목이기도 한 ‘오징어 게임’은 어릴 때 시골에서 매우 즐기던 놀이여서 친숙했습니다. 이 놀이는 지방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이름으로 불리웠던 듯 합니다. 제가 어린 시절을 보낸 경상도 북쪽에서는 ‘이카 가셍’, 또는 ‘오징어 가셍’ 이라고 했는데 이는 일본어로 이카는 오징어, 가셍은 갓셍(合戰, 편을 나눠 싸움)에서 온 것이라 짐작됩니다. 당시 우스개소리로 ‘금 밟아서 죽었다’는 표현이 영화에서는 탈락하면 실제 죽음으로 이어집니다. 줄거리는 익히 아시리라 보며 많은 시사점이 내용 중에 있으나 가급적 이러한 얘기는 피하고 주요 장면에서 같이했던 음악을 중심으로 얘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극중 참가자들이 마취에서 깨어날 때 나오는 음악이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3악장입니다. 이 음악은 SK의 전신인 선경에서 후원하던 ‘장학퀴즈’의 시그널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O_wAXmZUbY) 일요일 아침, 흑백 TV 앞에서 문제를 맞추는 재미있던 기억을 떠올리는 우리나라의 70, 80세대 분들에게는 이 음악이 앞으로 있을 모종의 시합을 떠올리게 만드는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른 나라 시청자들도 이 음악에서 향후 전개될 게임을 연상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색깔이 다른 계단을 거치면서 참가자들이 사진을 찍는 장면에서는 요한 시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왈츠’가 나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UD9176KNV8) 이 곡은 후에 참가자들이 계단으로 이동할 때마다 나오면서 마치 무조르그스키의 피아노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에서 그림 사이를 이동하는 장면을 묘사한 ’Promenade’를 연상하게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1GwvPzzK1k) 이 계단은 아주 단순한 구조로 되어서 모두 비슷하게 보여 극 후반부 참가자들이 탈출을 시도할 때 큰 장애가 됩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카메라 앞에서 해맑게 웃던 주인공 기훈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첫 번째 게임인 ‘무궁화 꽃~’에서 실제상황임을 절감한 참가자들이 필사적으로 게임에 열중할 때 프런트 맨은 안락의자에 느긋하게 앉아서 위스키를 들이키며 째즈 피규어 세트를 트는데 이때 나오는 음악이 ‘Fly me to the moon’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EcqHA7dbwM) 이 곡은 여러 영화에서 자주 사용되었는데 가장 비슷한 느낌의 장면은 영화 ‘Space cowboy’의 마지막 장면이 연상됩니다. 60대 우주비행사들 얘기인 이 영화에서 호크는 일행을 살리려고 자신을 희생해 통신위성과 함께 달로 날아가게 됩니다. 오징어 게임 중 외국인 노동자 알리가 주인공 기훈을 살리는 장면과 위 영화를 연상하게 되더군요. 마지막 부분에 생환한 주인공 프랭크는 후에 연인과 달을 보며 자신을 희생한 친구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이 곡이 나오는데 이런 게 연결되어서 보이게 됩니다. 
게임에 참가한 당사자들에게는 생사가 달린 긴박한 상황인데 참관자인 프런트 맨에게는 그저 느긋하게 째즈 들으며 감상하는 장면일 뿐이었습니다.
게임이 상당히 진전되어서 이른바 VIP들이 현장에 와서 참관하는 장면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3악장’ (https://www.youtube.com/watch?v=G_udv5o47f8) 이 흘러나옵니다. 직전 구슬치기에서 아내와 경쟁해서 이긴 후 자책하며 자살하려는 참가자를 모니터링 하면서도 말리기는 커녕 오히려 배팅한 돈만 생각하는 극히 비인간적인 장면에서 이러한 고전 음악이 나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윤리성이 결여된, 가진 자들만의 은밀한 모임이 나오는 영화 ‘Eyes-wide shut’에서도 쇼스타코비치의 ‘Second waltz’가 (https://www.youtube.com/watch?v=IOK8Jb76ibc) 배경음으로 나옵니다. 당시 실제 부부였던 탐 크루즈, 니콜 키드먼이 극 중 부부로 나오며 일상에 권태를 느끼던 젊은 변호사가 우연히 부유층의 퇴폐적인 가면연회에 참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얘기를 담았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도 왈츠를 많이 사용한 것이 우연일까요? 아니면 겉으로 보기엔 화려한 사회의 이면에 있는 어두운 면을 나타내기에 왈츠가 적당하다고 보아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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