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장애인콜택시 청책워크샵 열려

 

 
 

서울시가 장애인콜택시를 도입한 지 만 10년이 되어 가고 있지만, 이용자들은 ‘긴 대기시간’ 등 불편을 감수해야 할 사항이 아직도 많아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 4일, 장애인콜택시 도입 10년을 앞두고 그간의 운영평가 및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장애인콜택시 청책 워크샵’을 서울시의회 별관 2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장애계 전문가와 활동가 1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장애인콜택시가 운영돼 온 과정을 되짚어보며 현 시점에서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할 단기적인 과제와 지속 추진해 나가야할 과제를 발굴해 장애인콜택시의 장기적인 운영안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장애인콜택시는 1․ 2급 지체, 뇌병변 장애인 및 1․ 2급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대상으로 330대 운영되고 있으며 1․ 2급 지체, 뇌병변 장애인의 81.2%가 장애인콜택시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보행자전거과 임동국 과장은 “장애인콜택시 이용자들의 하루 평균 대기시간은 30분 안쪽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30분 넘게 기다리는 대기자가 약34%, 70분을 초과한 경우도 10%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의 2012년 교통약자이동편의시설 만족도 조사 결과, 장애인콜택시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60% 내외 수준이며, 주요 불만사항은 ‘대기시간이 길다’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2012 장애인콜택시 운영 개선계획’을 통해 ▲2014년까지 연차적으로 장애인콜택시 규모를 600대로 확대 ▲운전자 증원 ▲이해당사자의 장애인콜택시 운영 참여방안 마련 ▲2013년부터 휠체어 탑승설비가 장착된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1,2급 장애인의 대체 교통수단으로 일반택시 활용 ▲이용심사제(장애급수에 따른 경직된 현재의 이용대상 규정을 휠체어탑승설비차량이 필요한 장애인과 필요하지 않은 장애인으로 구분해 실질적으로 보행상 장애로 불편을 겪고 있는 장애인에게 이동편의 제공)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기본계획을 발표한 임 과장은 “현재 일률적인 장애인 급수(1,2급)로 이용범위를 규정함에 따라 장애인콜택시가 아니면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과 교통약자는 1,2급 장애인이 아니면 이용이 제한되고 있다.”며 “휠체어 탑승설비가 불필요한 장애인과 필요한 장애인을 구분해 서비스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워크숍의 참석자들은 “서울시 실태 조사 결과와 이용자들이 느끼는 만족도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이견을 드러냈다.

발제를 맡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서울장차연) 박홍구 집행위원장은 지난 6월과 7월 서울장차연이 실시한 ‘장애인콜택시 이용자 만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장차연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장애인콜택시 이용에 있어 전반적으로 ‘불만족스럽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위원장은 “긴 대기시간에 의한 불만이 큰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차량 도입확대와 서비스개선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공식적인 대기시간 1시간에 비해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대기시간은 그 수배에 이르러 장애인콜택시 이용에 큰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 위원장은 ▲법 개정을 통해 특별교통수단의 정의 및 대수 산정기준에 대해 이동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휠체어탑승장비가 설치된 차량으로 장애인콜택시를 명확히 규정 ▲특별교통수단 도입기준을 1․2급 중증장애인 100명 당 1대로 개정 ▲장애인콜택시를 2014년까지 600대 도입해야 하는 등의 내용을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용자들이 심야시간 운행과 예약제 확대에 따른 요구가 많고, 기본적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장애인콜택시 이용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저상버스를 늘리고 지하철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 그 이외의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능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특별교통수단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현재 장애인콜택시의 운전자들은 처우가 낮아 봉사라는 인식이 강해 이용자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담보하기 힘든 면이 있다.”며 “운전자의 처우 개선을 통한 양질의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토론에서 장애계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장애인콜택시에 산재한 문제점들을 서울시는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문희 사무차장은 “장애인콜택시 관련 업무의 전담부서 이전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최근 직재와 행정부서 개편을 추진하면서 장애인콜택시 관련 업무를 신설될 장애인부서로 이관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사무차장은 “장애인콜택시에 관련된 사항은 엄연히 교통권에 관련된 것으로, 보편적인 교통체계로 문제를 삼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며 전담 부서의 이전을 반대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장애인콜택시는 차가 너무 커서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시는 다인승 콜택시 도입 문제를 빨리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 사무차장은 “장애인콜택시의 정비소는 대부분 일반 수리업체로, 부품 고장 시 정품을 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고장이 잦다”며, “장애인콜택시의 정품 사용 수리 체계는 반드시 갖춰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립생활대학 전정식 학장은 ‘장애인콜택시 예약 시스템’ 문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전 학장은 “장애인콜택시 예약 시 문자로 자신의 주소지와 목적지를 하나하나 넣다 보면 차라리 말로 하는 게 더 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특정한 지점만 간단히 넣어도 목적지에 갈 수 있게끔 장애인콜택시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됐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서울시와 서울장차연의 조사 결과가 확연히 다른 것은 조사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꼬집으며, “장애계단체와 서울시가 민․관 합동으로 조사해야 하고, 특히 시간대별 대기시간 통계치가 꼭 나와야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애물없는 생활환경시민연대 배융호 사무총장은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다 보면 총알택시 못지않게 과속과 끼어들기가 심해 뒤에 앉아 있는 게 무서울 정도.”라며 “항상 시간에 쫓기며 운행하고 승차 거부 문제도 여전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배 사무차장은 ‘배차시스템’에 대한 문제도 꼬집었다.

배 사무차장은 “목적지가 같은 이용자를 계속 태우는 시스템인 캐나다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시는 고객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하루빨리 고민하길 바란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 밖에 워크샵에 참석한 시민들은 다양한 의견을 이어갔다.

장애인콜택시를 매일 이용한다는 한 이용자는, “장애인콜택시를 신청한 후 취소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다.”며, “취소할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는 전용 번호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서울시가 장애인콜택시 이용을 많이 한 경우 혜택은 많이 못 주더라도 배려는 해 줬으면 좋겠다.”는 제언을 덧붙였다.

서울시설관리공단 박호영 장애인콜택시 처장은 “수요자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 예약이 몰리는 시간대에 콜택시를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야간에 차량을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윤준병 도시교통본부장은 “장애인콜택시를 보편적이고 실질적인 장애인의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 시킬 것”이라며 “이번 ‘장애인콜택시 청책워크샵을 통해 도출된 과제를 장․단기로 세분화해 운영계획에 반영하는 한편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편의수단을 지속적으로 개발․도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금까지 시민단체․ 공공기관 등 장애계 전문가 및 관계자들과 개별적인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교환해 왔으나 시민들과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정책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이번 ‘청책워크샵’을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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