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체험 24+1시간'을 다녀오다.

 

기아체험 24+1시간 개막식
기아체험 24+1시간 개막식
 WorldVision에서  2013년 11월 15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16일 토요일 오후 2시까지 전국적으로 주최한 '기아체험 24+1시간'에 참여하게 되었다. 여름방학 때 친구들의 권유로 반나절짜리 기아체험을 다녀왔었는데, 그 때 했던 여러 체험들이 너무 재밌고 각각의 체험들이 큰 의미를 담고 있는 것들이기도 하지만 기아체험이라기엔 뭔가 시간이 아쉽다고 생각해서 다시 한 번 체험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이번엔 전국적으로(그 당시엔 부산에서 개별적으로 실시했었다.) 진정한 의미(25시간)의 기아체험을 실시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신청하였다.

 프로그램 명칭대로 약 25시간 물 한 병만 가지고 여러 활동을 하며 기아들의 배고픔과 고통을 조금이라도 공감하며 느껴보는 체험활동이다. 원래는 24시간인데 희망을 나누자는 의미에서 1시간을 더했다고 한다.  25시간은 기아들이 겪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러한 시간을 가짐으로서 보다 기아들의 고통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고, 평소 생활에 대한 반성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의미를 두고있다.

 500ml짜리 물 한 병을 지급받고, 조원들과 함께 동서대학교 체육관에서 여러 활동(조별활동)을 한 후 기아들이 실제로 물을 찾으러 수 km를 걸어다니는 것처럼 약 900명의 인원들도 동서대학교에서 나와 그 일대는 꽤 오래도록 걸어다녔다(전체활동). 나는 평발이라 조금만 걸어다녀도 아픈데 900명이 다함께 기아들의 고통을 공감하기 위해 걸어다닌다고 생각하니 그 시간마저 즐겁게 느껴졌다. 다시 체육관으로 돌아와 장기자랑 대회(굶주림의 아우성)를 한 후, 조원들과 함께 기존의 노래를 개사한 '배고파송'을 만들고, 기아들과 관련된 여러 영상들을 시청했다. 슬슬 배고픔과 추위가 느껴졌고, 딱딱한 바닥에 오래도록 앉아있다보니 너무 힘들었다.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취침시간이 되었고, 기아들과의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씻지도 못한채, 찬 맨바닥에 돗자리만 깔고 잠을 청하게 되었다. 평소보다 따뜻하게 입고 갔지만, 장소가 꽤 높은 곳에 위치해서 그런지 새벽에 너무나도 추워서 깨기도 하였다.

 이틀째 되는 날 아침, 굉장히 좋지 않은 컨디션과 함께 다시 체험활동을 시작했다. '굶주림의 아우성'은 각 지역(서울, 부산, 대전, 광주, 제주)에서 첫 째날에 예선을 치뤄 2팀을 선발한 후 다음 날에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서 본선을 치르는 매우 규모가 큰 장기자랑 대회인데 아침엔 비교적 수월하게 '굶주림의 아우성'의 본선을 생방송으로 시청했다. 그 후 약 3~4시간 동안 차고 딱딱한 바닥에 계속 앉아있으며 배고픈 배를 감싸고 무기력하고 고통스런 시간을 보냈다. 연예인들이 빈민국에 찾아가 기아들의 현재 상황을 들려주며 기아들의 고통에 대해 호소하는 영상들을 시청하면서 우리가 이제까지 참 별것도 아닌 것들로 투정을 부렸고, 너무나도 안일한 삶을 살아왔다는 것이 새삼스래 다시 느껴졌다. 저번 기아체험에서도 많은 것을 느끼게 되어 나도 기아들에게 한 달에 한 번씩 내 용돈을 모아 정기 후원을 해주고 있다.

 폐막식을 할 때의 그 감동을 이루어 말할 수 없을정도로 깊었다. 비록 25시간 동안이지만, 물 한 병으로 버티면서 기아들의 고통의 일부를 느껴볼 수 있었고, 내가 이제까지 살아온 삶을 반성할 수 있었던 참 의미있는 체험활동이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가 아직 한 번도 참여해보지 않았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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