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에서 저자의 생각에 비판적 사고를 해보자.

평소 역사 공부를 하면서 이런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우생학, 즉 인간의 종에 우열이 있다는 이론은 식민지 개척자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오류 투성이의 이론이며 흑인과 백인, 아시아인은 모두 동등하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왜 아프리카의 흑인들은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 만큼 성장하지 못 했을까. 다소 척박하지만 경작지도 있고 도시를 이룰만한 인구 수 등이 있음에도 왜 흑인들은 정복당해야만 했는가. 철광석 등 자원이 풍부한 호주는 경작을 위한 용수만 제대로 공급이 됬다면 유럽인들에 의해 정복당하지 않고 원주민들의 국가를 이룩할 수 있었을 것인가. 등의 의문들을 품어 왔다. 그러나 의문으로만 남아있을 뿐 딱히 그 원인을 찾아보려 하지 않았다. 총균쇠는 인류사의 여러 문명의 발전과 쇠퇴 과정을 분석하며 어째서 어느 문명은 발전하고 정복하는데 어느 문명은 쇠퇴하고 지배당하는 가에 대한 의문을 총, 균,쇠 뿐 아니라 식량, 지리, 문화 등을 통해 풀어나가며 이 의문을 해소해 주었다. 저자는 인류 문명의 흥망성쇠는 기후, 농경지, 지형, 기술의 발전 등의 환경적 요인이 결정한다고 서술하였다. 이 환경에 의해 정착이냐 수렵이냐가 결정되고 정착생활을 통해 잉여식량이 생산되며 군사, 지도자, 기술자 등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고 이는 군사력, 기술, 효율적인 사회 정책 등으로 표출되어 문명을 발전시키게 된다. 또한 정착생활과 가축을 기르는 축산업을 발전시키며 동물에서 오는 질병들이 늘어나게 되고 이러한 병원균들은 다른 문명과의 접촉에서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지형에 따라 주변나라와의 접근성, 중앙 집권성 등이 결정되고 이는 경쟁을 통한 발전 또는 단결된 국민 및 정책 영향력 등으로 국가를 발전시키게 된다. 결국 이들은 정착한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 것이다. 지금의 아프리카인들이 만약 다른 곳에 정착했다면 지금 역사는 뒤바뀌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주장은 나에게 흥미롭게 다가왔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대륙의 축에 대한 이야기와 질병 이야기, 발명에 관한 이야기이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대륙의 축을 중심으로 회전했다는 말을 서두로한 식량생산 전파에 대한 이야기는 잘 생각하지 못 했던 것이고 환경이 문화전파에도 영향을 미침을 보이는 근거가 된다. 또한 질병은 흑사병 같은 몇몇을 제외하곤 인류사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유럽인들의 아메리카 정복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것을 보면서 균 또한 총과 쇠 못지 않게 중요한 요인이 됨을 깨달았다. 그리고 발명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는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인 것이 아니라 발명이 필요의 어머니라는 주장은 술이 발명된 뒤 그 용도와 또 다른 필요를 찾는다는 내용을 일반적인 나의 생각을 뒤집어 놓았다.총균쇠에 대한 비판이 책에서 저자는 여러 예시와 통계자료를 들면서 무기, 병균, 식량, 기술, 지형 등 객관적인 요인들을 위주로 문명의 흥망성쇠가 변화한다고 서술하였다. 하지만 이 주에는 한 가지 오류가 있다. '사람'의 중요성을 축소시킨 것이다. 책에 여러 정책이나 사상, 지도자들이 변화시킨 문명의 사례가 몇가지 등장하긴 하지만 객관적 지표들에 비해 비중이 적은 것으로 서술되었다. 그러나 각 문명과 전체 인류사는 사람들이 이끌어 온 만큼 사람의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으면 좋은 상황 속에서도 쇠퇴하는 문명이 많고 반대로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로마의 경우처럼 빈부격차해소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폭정을 일삼는 등의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몰락한 문명들이 많다. 뛰어난 군사와 기술이 있어도 그를 이용하는 군주가 올바르지 못하면 적은 수의 군사와 뛰어나지 못한 방어체제를 갖춘 문명에게 격파당할 수 있다. 실제로 적은 군사와 기술로 높은 문명을 이룩한 나라를 정복하는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또한 병균의 경우도 그저 자연적 요인으로서가 아닌, 책에도 예시로 소개가 되어있듯 병균이 담긴 담요를 선물로 주는 등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바뀔 수 있다. 유럽과 중국의 차이에 대해서도 지리적 특성에서 발생하는 창의와 경쟁 뿐만 아니라 그를 뒷받침하는 사회 체제와 환경 조성면에서도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도래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렇듯 환경적 요인 뿐 아닌 지도자의 능력 및 인재, 사회 체제 등도 세계 역사의 큰 축이 되어왔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이 다소 경시되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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