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식과 역사교육의 중요성

지난 9월 7일, 부산시 북구청에서 <먼 나라 이웃나라>의 저자로 유명한 이원복 교수님의 강의가 있었다.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역사의식과 역사 교육의 중요성’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강의는 일본과 독일, 두 나라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전개 되었다. 두 나라는 모두 전범국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그 전후처리 방식에서 매우 큰 차이를 보여 주고 있었다. <먼 나라 이웃나라>의 저자답게 두 나라의 역사에 대해 참 알기 쉽고 간단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그런데 이 강의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두 나라 국민들의 역사와 민족성을 두 나라의 지리적 특성과 연결 지어 설명했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섬나라라는 특성 때문에 외국의 대대적인 침략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고, 따라서 자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맹목적인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주변 국가들이 일보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아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고, 이런 점 때문에, 일본의 역사는 비약이 매우 심했다. 이러한 일본의 역사적 특징에 전통적인 체면문화가 더해져 일본은 자신들의 역사를, 특히 제 2차 세계대전 때의 자신들의 과오를 후손들에게 정확히 가르치고 있지 않았다. 이 뒤에는 자랑스럽지 않은 역사는 굳이 가르칠 필요가 없다는 생각과 선조들의 장목을 알면 젊은 세대들의 존경심이 약화되어 사회적 조화가 깨질 수 있다는 다소 어처구니없는 생각이 깔려있었다. 이런 역사 교육과 사회적 풍토 속에서 자란 일본의 젊은 세대들의 역사의식은 불 보듯 뻔한 것이었다.

반면, 독일은 국경이 10개가 넘는 나라로 자신들의 역사를 비약할 경우 주변 국가들로부터 극심한 질타는 물론 주변 국가들의 역사와의 관계가 매우 긴밀하기 때문에 비약인 것이 쉽게 드러나기 때문에 역사를 조작하기가 매우 힘이 들게 된다. 따라서 독일인들은 역사는 잇는 그대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며 젊은이들도 선조들의 잘못을 알고 시정하고자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두 나라의 젊은이들의 가치관을 비교해 봄으로써 역사의식의 차이는 역사 교육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고 역사 교육의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글로벌 시대에 우리의 역사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하는가는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진다. 또 역사라는 거시적 관점 외에도 기억이라는 미시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도 어떤 유형의 기억이 자신의 발전에 도움이 될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이번 강의 중 ‘오늘을 올바르게 살기 위해 과거를 정직하게 기억해야 한다.’라는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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