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어디로 주름이 지나가는가》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 위치한 아르코 미술관은「미술관 접근성 및 사회적 역할 확대(+)」, 「혐오와 차별 없는 포용적 환경 조성 및 지속가능한 미술관을 위한 실천(−)」, 「학제간 협업을 통한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미술관 담론 생성(×)」,「다양한 예술 주체 간의 지식과 자원의 공유와 소통(÷)」의 4대 운영 전략을 통해「유용 · 포용」의 가치와 「협업 · 공유」의 방법을 구체화한다는 비전을 가졌다. 올해로 개관 50주년을 맞은 아르코 미술관은 이를 기념하기 위한 특별전《어디로 주름이 지나가는가》를 2023년 12월 08일부터 2024년 03월 10일까지 무료로 진행한다.

 전시명인 ‘어디로 주름이 지나가는가’는 철학자 들뢰즈의 저서『주름: 라이프니츠와 바로크』에서 인용한 문구이다. 이는 여러 흔적과 접촉이 씨줄과 날줄로 엮여 생긴 주름이 지닌 다양체의 속성이 미술관에 각인된 각양각색의 흔적이 만든 역사적 산물의 현재를 만들고, 향후 접촉의 계기를 열어 놓는다는 의미로 아르코 미술관만의 확장된 해석이 가미된 부분이다. 전시 설명에 따르면 해당 전시는 ‘우리의 현재가 접점의 궤적과 경로의 결과물이라는 점, 그리고 향후 미술관의 미래가 어떤 접점들로 그려질 것인가에 대하여 주목’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의 독특한 점은 일반적으로 미술관의 특징을 담은 작품이나 미술관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일반적인 기념 전시의 구성 방식과는 달리, 미술관을 관계 형성의 장이자 여러 작가가 교류하는 사건의 장소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런 미술관 전시의 의지는 전시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드러난다. 아르코 미술관은 작가를 선정하는 권한을 내려놓고, 관계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이들로부터 다시 참여가 확장되는 연결의 성좌로서 미술관을 상정하였다. 이에 따라 초청 작가를 구성한 뒤 작가들에게 교류하고 싶은 다른 세대의 작가를 추천받아 총 아홉 팀, 22명의 작가(박기원×이진형, 서용선×김민우×여송주, 신학철×김기라, 이용백×진기종, 정정엽×장파, 조숙진×이희준, 채우승×최수련, 최진욱×박유미, 홍명섭×김희라, 공성훈, 김차섭, 조성묵)가 구성되었다. 이들의 관계 형성으로 만들어진 접점들이 아르코 미술관에서 생성되며 탄생한 특별전 관람은 매우 특별한 기회가 되었다.

 한편 들뢰즈는 주름 개념을 주장하였는데, 전시명에 나타난 주름이 들뢰즈의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들뢰즈의 주름에 관한 개념은 다음 기사를 통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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