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하천을 따라 걷는 생태·오염여행…우리가 몰랐던 동천의 얼굴

이미지=숨쉬는 동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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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을 따라 걷는다는 것은 단순한 산책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사는 도시의 숨결을 느끼고, 그 속에 감춰진 생명과 오염의 흔적을 마주하는 일이다.

부산의 도심을 흐르는 동천은 그런 의미에서 특별한 하천이다. 국립공원에서 시작해 북항 바다와 맞닿는 하구까지, 동천은 도시의 중심을 관통하며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숨쉬는 동천이라는 이름의 물환경여행은 이 하천을 따라 상류에서 하류까지 걸으며, 물과 사람, 그리고 환경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 여행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다. 오염된 구간을 직접 보고, 그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도시의 진실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여행은 동천의 최상류, 국립공원 구간에서 시작된다. 이곳은 맑은 물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생태의 보고다.

생태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를 따라 걷다 보면, 물이 어떻게 도시로 흘러 들어가는지, 그 물이 어떤 생명을 품고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상류는 깨끗하고 조용하다. 그러나 그 물길이 도시로 들어서면서 점점 다른 색을 띠기 시작한다.

중류구간은 아파트와 상가, 도로가 밀집한 도심이다. 동천은 이곳을 가로지르며 시민들의 일상과 맞닿는다.

산책로로 이용되는 구간도 있지만, 동시에 생활 폐수와 쓰레기가 유입되는 곳이기도 하다.

시민들은 이 물길을 지나치면서도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직접 걸어보면, 물이 어떻게 오염되고 있는지, 우리가 얼마나 무관심했는지를 깨닫게 된다.

하류로 내려가면 동천은 점점 황폐해진다. 하수종말처리장, 쓰레기매립장, 소각장 등 도시의 뒤안길이 이곳에 모여 있다.

오염여행은 바로 이 구간을 걷는 것이다. 처음엔 더러운 곳을 왜 가야 하나 싶지만, 직접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사진을 찍고, 기록을 남기며,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환경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숨쉬는 동천은 시민의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10명 중 단 한 명만이라도 관심을 가진다면,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실제로 참여한 시민들은 SNS에 사진과 글을 공유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물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이 여행은 단순한 탐방이 아니라, 도시와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동천은 오늘도 흐르고 있다. 맑은 물도, 오염된 물도 함께 흐른다. 그 물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은 도시가 다시 숨 쉬기를 꿈꾼다. 그리고 그 꿈은, 우리가 동천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된다.

이미지=숨쉬는 동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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