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중심지 서면을 관통하는 동천은 한때 풍부한 지하수와 생태계를 품은 자연하천이었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과 산업화로 인해 건천으로 변하고 악취까지 풍기며 시민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이제 동천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백양산·황령산·엄광산 능선에 둘러싸인 동천은 과거 대수층이 풍부해 지하수가 끊임없이 솟아나는 생명의 강이었다.
하지만 도시화 과정에서 인공수로화와 깊은 관정개발이 이어지면서 지하수는 무한정 공업용수로 사용되었고, 결국 동천은 흐름을 잃고 건천으로 변했다.
동천은 단순한 하천이 아니다. 항일시대부터 근대 산업경제의 발원지로서 물류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북항과 연결되는 하류는 부산국제금융센터와 맞닿아 있다.
오늘날에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아시아 금융허브를 목표로 하는 문현금융단지의 생명줄로 평가된다.
환경단체 ‘숨쉬는 동천’의 이용희 대표는 “동천은 사람들의 선택에 따라 반응해왔다. 우리가 물길을 열어주면 동천은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복원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서면 인근에서 20년째 상점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악취 때문에 손님들이 불편해했지만, 동천이 깨끗해진다면 관광객 유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천 복원은 단순히 환경 개선을 넘어 부산의 경제·관광·역사·문화를 후세에 잇는 중요한 과제다.
숨쉬는 동천 운동은 후세에 물려줄 생명의 강을 만들기 위해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동천의 회복은 곧 부산의 미래를 보여주는 해도다.
김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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