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락수변공원은 한때 밤마다 술과 음식으로 북적이던 공간이었다. 광안대교 아래 펼쳐진 바다는 웃음소리와 쓰레기로 가려졌고, 주민들은 피곤한 눈으로 그 풍경을 지나쳤다.
하지만 지금, 그 바다에선 책장이 넘겨지고, 파도소리에 마음이 씻긴다.
2025년 6월, 부산시와 수영구는 ‘책 읽는 바다 프로젝트’를 통해 민락수변공원을 야외 도서관으로 탈바꿈시켰다.
텐트와 해먹, 빈백 소파가 놓인 공간에서 시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책을 읽고, 사색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다.
정연욱 국회의원(부산 수영구)은 “이 뷰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 그 자체가 변화입니다.”라고 말했다.
정연욱 국회의원과 박형준 부산시장, 그리고 문화예술인들이 함께한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공간재생을 넘어 도시의 정체성을 바꾸는 시도였다.
행사장에서는 시민들이 추천한 책을 중심으로 북토크, 필사존, 디지로그 라운지, 반려동물 키트대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책을 읽는 행위는 포럼이 되고, 나눔이 되고, 도시의 문화가 되었다.
박형준 시장은 행사장을 직접 찾아 시민들과 책을 펼치며 “책과 도시가 만나는 이 순간이 부산의 미래를 바꾸는 시작”이라 말했다.
민락수변공원은 이제 단지 책을 읽는 장소가 아니다.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감정을 나누며, 도시의 결을 바꾸는 공간이다. 파도처럼 잔잔하지만 멈추지 않는 변화 속에서, 사람은 다시 사람을 읽는다.
김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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