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공원에 설치 된 6년 전 기후위기의 시계/DB
부산시민공원에 설치 된 6년 전 기후위기의 시계/DB

부산의 중심부, 부산진구에 자리한 부산시민공원은 도시의 소음과 분주함을 잠시 잊게 해주는 쉼터다.

넓은 녹지와 다양한 문화 공간,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어우러진 이곳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기억과 문화, 즐거움과 자연, 그리고 참여라는 다섯 개의 활동주제를 품은 살아있는 공간이다.

공원을 걷다 보면, 계절의 색을 입은 나무들이 길을 안내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퍼진다.

연인들은 손을 잡고 걷고, 노년의 부부는 벤치에 앉아 햇살을 나눈다. 이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공원 남1문 입구에 자리한 하나의 시계가 조용히 시간을 깎아내리고 있다.

그 시계는 기후위기 시계.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 상승하기까지 남은 시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이 시계는, 오늘 기준으로 33317시간 27분을 가리키고 있다.

숫자는 무심하게 흘러가지만,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시계는 독일 메르카토르 기후변화연구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뉴욕의 클라이밋 클락프로젝트와 연계된 세계적인 기후 행동의 상징이다.

처음 이 시계를 마주한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춘다. 어떤 이는 사진을 찍고, 어떤 이는 아이에게 설명을 건넨다.

그리고 어떤 이는 조용히 시계를 바라보며 긴 숨을 내쉰다. 그 순간, 공원은 단순한 휴식처가 아닌, 지구의 미래를 묻는 공간이 된다.

이게 진짜야?” “우리 아이가 어른이 될 때쯤, 지구는 괜찮을까?” 이런 질문들이 공원 안에서 조용히 흘러나온다.

기후위기 시계는 말하지 않지만, 그 침묵은 오히려 더 큰 외침이 된다. 지금 우리가 바꾸지 않으면, 이 아름다운 풍경도, 아이들의 웃음도, 햇살 아래의 평화도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다.

부산시민공원은 과거 군부대가 있던 자리였다. 그 기억을 품은 채, 지금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 문화와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곳에서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살아가며, 미래를 준비한다. 기후위기 시계는 그 미래를 위한 책임의 상징이다. 그저 숫자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지가 줄어드는 것이다.

공원 곳곳에는 시민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과 친환경 캠페인이 함께 진행된다.

쓰레기 줄이기, 자전거 이용 장려, 탄소중립 실천 서약 등. 시민들은 단순히 공원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원을 통해 참여하고 변화를 만들어간다.

한 시민은 아이랑 산책하러 왔다가 시계를 보고 멈췄어요. 그냥 시간이 아니라, 우리 아이의 미래가 줄어드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웠어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이 시계가 공원에 있다는 게 참 다행이에요. 그냥 놀고 쉬는 공간이 아니라, 생각하게 만드는 공간이니까요.”라고 말했다.

부산시민공원은 오늘도 조용히 숨 쉬고 있다. 그리고 그 숨결 속에는 지구의 시간, 우리의 책임,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미래가 담겨 있다.

기후위기 시계는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침묵은 오히려 더 큰 외침이 된다. 지금, 우리가 바꿔야 한다.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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