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 충무대로가 23년 만에 전 구간 개통을 맞이한 가운데, 이를 기념한 현수막 철거를 둘러싸고 지역 정치권에 갈등이 불거졌다.
사건의 중심에는 최도석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장이 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최 의원은 “축!! 서구 최고의 추석선물, 충무대로 준공!!”이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서구 곳곳에 게첨했다.
이는 오랜 기간 지연됐던 충무대로 개통을 축하하고, 구민들에게 명절 인사를 전하기 위한 취지였다.
그러나 준공식이 끝나자마자 서구청은 해당 현수막에 포함된 “준공”이라는 단어를 문제 삼았다.
서구청 6급 여성계장은 행사 당일 오전부터 최 의원 측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오늘까지 철거하지 않으면 내일 서구청에서 직접 철거하겠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최 의원은 이를 “예의 없는 협박”이라고 표현하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최 의원은 “서구청은 수백 개의 정책홍보 현수막과 민간 광고 현수막은 몇 달씩 방치하면서, 유독 특정 정치인의 명절인사 현수막만 철거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보행인이 거의 없는 위치에 게첨했고, 법적으로 철거해야 할 근거도 없다”며 행정의 편향성을 지적했다.
이번 충무대로 개통은 서구민 모두의 경사였다. 최 의원은 시의회에서 수차례 자유발언과 시정질문을 통해 예산 확보와 조기 착공을 촉구해왔고,
결국 부산시 예산으로 사업이 완공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공식 당일, 시의회 의장의 축사 대독 순서가 일방적으로 취소되면서 시의원의 역할이 배제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현수막 철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 의원은 “서구청의 시의원 현수막 철거는 반복적이며, 특정 인물에 대한 견제는 저급한 정치 행위”라고 비판했다.
최도석 시의원은 “서구가 부끄럽다. 잘못 배운 정치꾼의 선수교체가 답”이라며 지역 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현수막 철거를 넘어, 지방자치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정치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