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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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 앞 유라시아플랫폼에 늦가을 햇살이 내려앉은 오후, 무대 위 첫 음이 울려 퍼지자 관객들의 시선이 일제히 집중됐다.

창작 뮤지컬 더 가까이, 피란수도 부산이 드디어 막을 올린 순간이었다.

이 작품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몰려들었던 부산의 기억을 바탕으로, 전쟁의 상처 속에서도 서로를 품고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무대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그 시절의 숨결과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배우들은 피란민의 삶을 살아내듯 연기했고, 음악은 그들의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품었다.

한 장면에서는 가족을 잃은 여인이 부산역 플랫폼에 앉아 흐느끼는 모습이 그려졌고, 이어지는 합창은 그녀를 위로하는 시민들의 따뜻한 손길을 표현했다. 관객석에서는 눈물을 훔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공연을 관람한 한 시민은 부산이 피란수도였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느껴본 건 처음이라며 그 시절 사람들의 용기와 따뜻함이 마음 깊이 와닿았다고 말했다.

이번 뮤지컬은 부산문화재단과 지역 예술인들이 협업해 만든 작품으로,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예술로 풀어낸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야외광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어, 문화의 문턱을 낮추는 시도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다음 공연은 1117() 오후 2시와 4, 같은 장소인 유라시아플랫폼 부산역 야외광장에서 이어진다. 가을바람과 함께 다시 한 번 그날의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다.

그날의 부산은 피란민의 도시였지만, 동시에 희망의 도시였다. 그리고 지금, 그 희망은 노래가 되어 다시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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