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 절기상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이지만, 부산시민공원 거울연못 주변은 따스한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부산시설공단이 마련한 ‘빛 축제’는 겨울의 문턱에서 시민들에게 온기를 선물했다.
해가 저물고 어둠이 내려앉자, 거울연못은 마법처럼 변신했다. 물 위에 설치된 수많은 조명들이 하나둘씩 불을 밝히며, 연못은 이름 그대로 ‘거울’이 되어 밤하늘의 별빛과 조명들을 고스란히 품었다.
바람에 살짝 흔들리는 물결 위로 퍼지는 빛의 잔상은 마치 꿈속의 풍경처럼 환상적이었다.
연못 주변 산책로에는 형형색색의 조명 터널이 이어졌고, 나무마다 따뜻한 색감의 전구들이 감싸 안듯 매달려 있었다.
아이들은 반짝이는 조명 아래에서 뛰놀며 웃음소리를 퍼뜨렸고, 연인들은 손을 꼭 잡은 채 조용히 걸으며 서로의 온기를 나눴다.
가족 단위의 시민들도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으며, 겨울의 초입에서 따뜻한 시간을 함께했다.
“춥지만 마음은 따뜻해지는 밤이에요. 이런 축제가 있어 겨울이 기다려져요.”라는 시민의 말처럼, 빛 축제는 단순한 조명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그것은 사람들 사이의 온기를 이어주는 다리였고, 계절의 변화를 감성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예술이었다.
거울연못 중앙에는 ‘희망의 빛’이라는 이름의 대형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은은한 파란빛과 금빛이 교차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한 해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희망을 떠올리게 했다. 조형물 앞에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시민들은 저마다의 포즈로 추억을 남겼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입동을 맞아 시민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겨울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빛을 통해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입동, 부산시민공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닌 ‘겨울의 시작을 축복하는 공간’으로 시민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았다.
찬바람 속에서도 반짝이는 불빛처럼, 올겨울에도 따뜻한 순간들이 우리 곁에 머물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