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령 도시 부산.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는 사회적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 도시의 한 무대에서는 나이를 거슬러 청춘을 다시 걷는 사람들이 있다.
원더풀 라이프 시니어모델 봉사단체. 그리고 그 중심에는 11년째 단체를 이끌고 있는 전영애 회장이 있다.
전영애 회장은 2015년, 가정주부로서 남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자 복지관에서 면접을 본 것을 계기로 협회를 설립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연 7~8회 무대에 올랐지만, 지금은 연 3~4회 정도 각 지자체 행사에 자비를 들여 무료 봉사로 참여한다.
전 회장은 “우리는 상업적 단체가 아닙니다. 순수하게 봉사로, 시니어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활동합니다.”라고 그녀의 목소리는 단호하다.
협회에는 50대에서 80대까지 35명의 정예멤버가 활동한다. 전문가들이 직접 워킹과 소양교육을 지도하며, 무대 위에서 시니어모델들은 젊은이 못지않게 끼와 열정을 발산한다.
전 회장은 카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워킹을 지도하며 “나이가 들면 자세가 굽기 쉽다. 바른 자세와 걸음걸이가 건강을 지킨다”고 강조한다.
그녀는 시니어모델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용기”라고 말한다.
실제로 80대 모델이 무대에서 치마를 밟아 넘어질 뻔한 뒤 눈물을 흘렸던 기억, 그리고 2017년 16개국 유엔참전국 관계자들 앞에서 한복 패션쇼를 선보였을 때 “원더풀”이라는 환호가 쏟아졌던 순간은 전 회장에게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부산은 대한민국 최고령 도시다. 전 회장은 대한노인회와 복지관 등에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전 회장은 “건강만 허락된다면, 시니어들도 젊은이들과 발맞춰 나갈 수 있습니다.”라며 “아름다움은 거짓과 가식이 없는 당당함입니다. 시니어는 나이에 불과합니다. 건강해야 의욕도 열정도 생깁니다.”라고 강조한다.
전 회장은 시니어모델 활동을 통해 나이 든 시니어들이 움츠러들지 않고 사회 속에서 재능과 끼를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무대 위에서 시니어모델들은 젊은이 못지않게 당당하다. 그들의 발걸음은 단순한 워킹이 아니라, 나이와 사회적 편견을 넘어선 도전의 발걸음이다.
전영애 회장은 그 길을 앞장서서 걷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