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담수시설 전경/DB
해수담수시설 전경/DB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기술이 점차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기후변화와 가뭄, 그리고 기존 담수자원의 고갈은 인류에게 새로운 물 공급방식을 요구했고, 그 해답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바닷물이다.

그러나 시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과연 안전한가라는 질문이 남아 있다.

해수담수화시설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 과정은 생각보다 정교하다.

먼저 바닷물은 전처리 과정을 거쳐 미세한 입자와 조류를 제거한다.

이어 역삼투(RO) 막을 통과하면서 염분과 중금속, 대부분의 미생물과 바이러스가 걸러진다.

이 단계에서 사실상 바닷물은 순수한 물로 변모한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살균공정을 통해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를 병원체를 제거하고, 마지막으로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을 다시 보충해 물맛과 건강성을 확보한다.

이론적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해수담수화 식수 역시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이에 전남 여수와 고흥 등지의 담수화시설은 삼중수소 등 방사성 핵종을 정밀 검사했고, 결과는 기준치보다 훨씬 낮거나 불검출이었다.

이러한 데이터 공개는 시민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물론 잠재적 위험은 존재한다. 역삼투 막이 손상되면 오염물질이 유입될 수 있고, 소독과정에서 부산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에는 PFAS와 같은 미량 오염물질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대 담수화공정은 이러한 위험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투명한 데이터 공개라고 강조한다.

결국 해수담수화 식수의 안전성은 기술 그 자체보다 운영과 관리, 그리고 시민과의 신뢰에 달려 있다.

바닷물을 마시는 시대가 도래한 지금, 해수담수화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사회적 합의와 투명성을 요구하는 공공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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